본문 바로가기
지식의 블로그

양사언의 어머니

by 두부마을 2024. 6. 30.
728x90
SMALL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이 시는 조선시대 전기의 문예가 양사언의 시임.

 

태산의 높음을 강조하며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교훈을 담고 있음.

 

양사언이 만든 이 시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

이렇게 훌륭한 시는 상당히 오랜기간동안

우리의 정신세계의 안정을 도모해 주는 만큼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

양사언의 주변 인물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음.

 

이 시의 깊은 내력을 살펴보면 처절하게 살다간

양사언의 어머니에 대한 어머니를 그리는 시라는 해석이

KBS역사 이야기에서 밝혀짐.

 

오늘은 양사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

 

양사언의 아버지 양 민은

전라도 영광의 사또로 부임해 내려가던 중

이 집 저 집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한 소녀를 만남.

소녀는 양 민에게 귀한 손님으로서의 식사를 대접했고,

소녀의 극진함과 어른스러운 말솜씨에

고마움을 느낀 양 민은

소녀에게 부채 두 자루를 감사의 표시로 주었는데

그냥 주기에 멋쩍어

채단 대신 주는 것이라 농담을 하며 주었고

소녀는 이를 귀하게 여기며

혼인의 증표로 부채를 받아들임,

그렇게 그 후로 시집을 안가버림.

 

몇 년 후, 소녀의 아버지가 양 민을 찾아와

딸이 시집을 가지 않음을 설명함.

 

양민은 그 당시 소녀의 됨됨이를 인상깊게 보았기에

정성과 마음을 갸륵히 여겨 소녀와 결혼하기에 이름.

이렇게 양 민과 혼인하게 된 소녀가 바로 양사언의 어머니임.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임.

 

양민 사또는 정실부인이 있었고

이 부인과의 사이에 '양사준'이라는 아들이 있었음.

따라서 소녀는 혼인은 했으나 후처, 즉 소실이 된 거임.

 

그렇게 시간이 지나

소녀는 사언과 사기라는 두 아들을 낳음.

 

사준, 사언, 사기, 이 삼형제는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 났으며

풍채도 좋아 주변으로부터

칭송이 끊이질 않았다고 함.

 

그러다 정실부인이 죽고 모든 살림살이를

후처인 사언의 어머니가 도맡아 하며

아들들을 더욱 훌륭하게 키워냄.

 

그러나 아들들이 아무리 훌륭하면 뭐함.... 서자들인데...

 

이 소실부인의 서러움과 한탄은

적자가 아닌 서자를 낳았다는 것임.

따라서 이 소실부인의 꿈은

자기 아들들의 머리에서

서자의 딱지를 떼 내는 일이었음.

 

시간이 흘러 '양 민'이 죽고 장례 날,

소실부인은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눈물 흘리며 말함.

"양씨 가문에 들어와 아들을 낳았으며,

아들들이 재주 있고 총명하며 풍채도 있거늘

첩이 낳았다 하여 나라 풍습은 우리아들들 에게서

서자의 너울을 벗겨주지 않네요."

 

그러면서 장손인 적자 양사준에게 울면서 부탁함.

내가 이렇게 첩의 아들을 두고 죽어 봤자

우리 아들들이 서자 소리를 면하기 어려울 터,

내가 지금 영감님 성복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복제가 혼돈하여 나의 아들들이

서자임을 모르게 될 것이외다.

 

내 이미 마음을 다진 몸, 무엇을 주저 하오리까 만은

내가 죽은 뒤 사언, 사기 두 형제한테

서자란 말로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죽어서도 기꺼이 영감님 곁에 누울 수 있겠소.

 

그리고 바로 가슴에 품고 있던 단검을 꺼내 자결을 해버림.

그렇게 한 많았던 세월을 겪고 훌륭히 키워낸 아들을

뒤로한채 세상을 떠남.

 

자기 아들을 서자의 멍에를 풀어주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었던 여인,

죽음으로써 부조리한 인간 차별화를 타파하고 싶었었던

선구자적인 신여성 이 어머니의 죽음은

양사언이 더욱 훌륭한 문인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을 것임.

 

그렇게 양사언은 후에 장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되고

만호 한석봉과 추사 김정희와 더불어

조선 3대 서예가로 이름을 떨쳤다고 함.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