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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블로그

양사언과 어머니 2

by 두부마을 202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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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는 정실부인이 있었고 이 부인과의 사이에 '양사준'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리고 후처, 즉 소실인 이 소녀와의 사이에 士彦(사언)과 사기, 두 아들이 탄생한다.

사준, 사언, 사기, 이 삼형제는 자라며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 났으며 풍채도 좋아 주변으로부터 칭송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며, 형제애가 깊어 중국의 '소순, 소식, 소철' 삼형제와 비교되기도 했다고 한다.

정실부인이 죽고 모든 살림살이를 후처인 사언의 어머니가 도맡아 하게 되고 아들들을 훌륭하게 키웠다.

그러나 아들들이 아무리 훌륭하면 뭐하냐 서자들인데...

이 소실부인의 서러움과 한탄은 적자가 아닌 서자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실부인의 꿈은 자기 아들들의 머리에서 서자의 딱지를 떼 내는 일이었다.

'양 민'이 죽고 장례 날에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눈물 흘리며 말한다.

"양씨 가문에 들어와 아들을 낳았으며, 아들들이 재주 있고 총명하며 풍채도 있거늘 첩이 낳았다 하여 나라 풍습은 그들에게서 서자의 너울을 벗겨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장손인 적자 양사준에게 울면서 부탁한다.

"첩이 또한 이 다음에 서모의 누를 가지고 죽은 후라도 우리 큰 아드님께서는 석 달 복밖에 입지 않으실 터이니, 이리 되면 그때 가서 내가 낳은 두 아들은 서자 소리를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영감님 성복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복제가 혼돈하여 사람이 모르게 될 것입니다.

내 이미 마음을 다진 몸, 무엇을 주저 하오리까 만은 내가 죽은 뒤 사언, 사기 두 형제한테 서자란 말로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죽어서도 기꺼이 영감님 곁에 누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양사언의 어머니는 가슴에 품고 있던 단검을 꺼내 자결을 하고 만다.

아들들이 그녀를 부둥켜안았을 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 아들을 서자의 멍에를 풀어주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었던 여인, 죽음으로써 부조리한 인간 차별화를 타파하고 싶었었던 선구자적인 신여성 이 어머니의 죽음은 양사언이 더욱 훌륭한 문인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으리라.

양사언(楊士彦)은 후에 장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되고 만호 한석봉과 추사 김정희와 더불어 조선 3대 서예가로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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